사막의 장미라 불리는 고대 도시 페트라는 요르단의 가장 귀중한 문화유산이자 세계적인 관광 명소입니다. 오늘은 페트라, 요르단 —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과 성배의 신전에 대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특히 영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에서 '성배의 신전'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페트라의 역사적 배경, 영화 속 페트라의 모습, 그리고 현대 관광지로서의 페트라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막에 숨겨진 장미: 페트라의 역사와 문화유산
페트라는 요르단 남부 와디 무사 계곡에 위치한 고대 도시로, 기원전 312년경부터 나바테아인들이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위'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페트라'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실제로 이 도시는 붉은 사암 절벽을 직접 조각하여 만든 건축물들로 유명합니다. 페트라는 당시 중요한 무역 중심지였으며,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 중 하나였습니다.
나바테아인들은 뛰어난 건축 기술과 수자원 관리 시스템을 보유했습니다.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페트라에서는 물이 가장 귀중한 자원이었으며, 나바테아인들은 정교한 수로와 저수지 시스템을 구축하여 도시에 안정적인 물 공급을 보장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성취는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것이었으며, 페트라가 사막 한가운데서도 번영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페트라의 황금기는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였으며, 이 시기에 도시는 최대 2만 명의 인구를 수용했다고 합니다. 기원후 106년, 로마 제국이 나바테아 왕국을 합병하면서 페트라는 로마의 지배하에 들어갔습니다. 로마 시대에도 페트라는 여전히 번영했지만, 무역 경로가 변화하고 4세기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도시는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7세기 이슬람의 등장 이후, 페트라는 서서히 잊혀진 도시가 되었습니다. 지역 베두인족들을 제외하고는 페트라의 존재는 서구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812년, 스위스 탐험가 요한 루드비히 부르크하르트가 베두인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페트라를 '재발견'하기 전까지, 페트라는 서구 세계에서 전설 속의 도시로만 존재했습니다.
페트라의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는 '알-카즈네(Al-Khazneh)'로, '보물창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높이 약 40미터의 이 웅장한 석조 건축물은 1세기경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알-카즈네의 정확한 용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왕실 무덤이나 신전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바로 이 알-카즈네가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에서 '성배의 신전'으로 등장하여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페트라에는 알-카즈네 외에도 수많은 놀라운 건축물들이 있습니다. '대형 신전(The Great Temple)', '수도원(Ad Deir)', '왕실 무덤(Royal Tombs)' 등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모두 암벽을 직접 조각하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특히 '수도원'은 페트라에서 가장 큰 석조 건축물로, 알-카즈네보다 더 크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어 방문객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1985년, 페트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2007년에는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현재 페트라는 요르단의 가장 중요한 관광 명소이자,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대 문명의 걸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성배의 신전: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과 페트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맡아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아버지(션 코네리 분)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성배를 찾는 여정을 떠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인디아나 존스가 마침내 '성배의 신전'에 도달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웅장한 석조 건축물이 바로 페트라의 알-카즈네입니다. 영화 속에서 알-카즈네는 사암 절벽 속에 숨겨진 신비로운 신전으로 묘사되며, 그 안에는 성배를 지키는 기사가 있고 다양한 함정과 시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영화 촬영은 페트라의 외부 전경만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알-카즈네의 내부 장면은 모두 영국의 셰펠톤 스튜디오에서 세트를 제작하여 촬영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알-카즈네 내부는 복잡한 미로와 함정, 그리고 마지막에는 성배를 보관하는 공간으로 묘사되지만, 실제 알-카즈네의 내부는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페트라의 알-카즈네를 '성배의 신전'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 장소의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역사적 깊이가 영화의 주제와 완벽하게 일치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알-카즈네의 웅장한 규모와 붉은 사암의 신비로운 색채, 그리고 절벽에 조각된 독특한 외관은 전설적인 성배의 최종 보관소로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은 페트라, 특히 알-카즈네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영화 개봉 이후 페트라를 찾는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영화 속 '성배의 신전'을 직접 보기 위해 요르단을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영화 관광(Film Tourism)'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한 영화가 특정 관광지의 인지도와 방문객 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영화 속에서 인디아나 존스가 알-카즈네에 접근하는 장면은 실제 페트라의 유명한 입구인 '시크(Siq)'를 통해 촬영되었습니다. 시크는 길이 약 1.2km, 너비는 가장 좁은 곳이 3m에 불과한 좁은 협곡으로, 양쪽으로 80m 높이의 절벽이 솟아 있습니다. 이 협곡을 지나면 갑자기 나타나는 알-카즈네의 장관은 영화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이 페트라에 미친 영향은 단순히 관광객 증가에 그치지 않습니다. 영화는 페트라의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요르단 정부가 페트라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 더 많은 관심과 자원을 투입하는 동기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페트라는 이 영화 이후 여러 영화와 TV 프로그램, 게임 등에서 영감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현대의 페트라: 관광, 보존, 그리고 미래
오늘날 페트라는 요르단에서 가장 중요한 관광 명소이자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자원입니다.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이 고대 도시를 방문하며, 특히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이후 서구 관광객들의 방문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페트라 관광은 요르단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습니다.
페트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주로 시크를 통해 알-카즈네에 접근합니다. 이 좁은 협곡을 걷는 것은 그 자체로 환상적인 경험이며, 협곡 끝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알-카즈네의 모습은 많은 여행자들이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 중 하나로 꼽는 광경입니다. 알-카즈네 외에도 왕실 무덤, 원형 극장, 콜로네이드 거리, 수도원 등 페트라 내의 다양한 유적지를 둘러보는 데는 최소 하루, 이상적으로는 2-3일이 소요됩니다.
페트라 주변에는 와디 무사(Wadi Musa)라는 마을이 있으며, 이곳에 숙박 시설과 식당, 상점 등이 밀집해 있습니다. 또한 페트라 근처에는 '리틀 페트라(Little Petra)'라고 불리는 작은 유적지도 있는데, 이곳은 본 페트라보다 규모는 작지만 관광객이 적어 더 조용하게 나바테아 문명의 유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증가하는 관광객 수는 페트라의 보존에 있어 양날의 검이 되고 있습니다. 관광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유적지에 대한 압력과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풍화, 침식, 관광객에 의한 손상 등은 페트라가 직면한 주요 위협 요소입니다. 특히 사암은 상대적으로 연약한 재질로, 비와 바람, 온도 변화에 취약합니다.
이에 요르단 정부와 국제 기관들은 페트라의 보존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와 협력하여 보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광객 수를 제한하거나 특정 경로만 접근 가능하게 하는 등의 조치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페트라 보존을 위한 첨단 기술과 방법이 도입되고 있으며, 디지털 아카이빙을 통해 유적의 현재 상태를 기록하고 모니터링하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페트라 주변에 살고 있는 베두인 공동체와의 관계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전통적으로 이 지역에 살아온 베두인들은 페트라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관광 산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요르단 정부는 이들의 권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유적지의 보존과 관광 개발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페트라가 직면한 또 다른 중요한 위협입니다. 갑작스러운 폭우와 홍수는 사암 구조물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으며, 실제로 2018년에는 페트라에 큰 홍수가 발생하여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증가는 페트라의 장기적인 보존에 있어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고 있습니다.
페트라의 미래는 관광, 보존, 지역 사회의 요구 사이의 섬세한 균형에 달려 있습니다. 요르단 정부는 '페트라 지역 개발 및 관광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지속 가능한 관광을 촉진하고, 지역 사회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한다면, 페트라는 앞으로도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사막의 장미'로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페트라는 그 역사적 중요성, 건축적 경이로움, 그리고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을 통한 대중문화적 영향력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인 유적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나바테아인들이 2천 년 전에 창조한 이 '사막의 장미'는 오늘날에도 전 세계 여행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페트라, 특히 알-카즈네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을 통해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지만, 그 가치는 단순한 영화 세트 이상입니다. 페트라는 고대 문명의 지혜와 기술,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이며, 인류 문화유산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페트라를 방문하는 것은 단순한 관광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위대한 문명을 직접 경험하는 여정이며, 인류의 창조성과 회복력을 목격하는 기회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이 보여주었듯이, 페트라는 모험과 발견, 그리고 경이로움의 상징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영감을 줄 것입니다.
우리가 페트라의 가치를 인식하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 놀라운 유적지는 미래 세대들에게도 계속해서 경이로움과 영감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인디아나 존스가 그랬듯이, 우리도 페트라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탐험하고 경험함으로써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인류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